티스토리 뷰

목차



    반응형

    아이스크림 관련 사진
    '부나(Buna)' 아이스크림

    전통 커피 '부나(Buna)' 아이스크림: 향신료와 문화의 어우러짐

    수단의 커피 문화는 깊고 풍성합니다 ‘부나(Buna)’라고 불리는 현지 커피는 에티오피아와의 연관성이 크며, 전통적으로 계피, 정향, 생강 같은 향신료와 함께 끓입니다

     

    이 커피를 바탕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수단인의 자부심이 녹아 있는 제품입니다. 부나 아이스크림은 진하고 향긋하며, 설탕 대신 향신료의 풍미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부 로컬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위에 구운 커피콩이나 계피 파우더를 토핑으로 얹기도 합니다 도시에서는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함께 즐기는 문화도 있으며,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수단은 2023년 4월부터 시작된 군사 충돌로 인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수도 하르툼조차도 안전하지 않으며, 카페와 디저트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거나 휴업 상태입니다

     

    부나 아이스크림처럼 문화적 가치를 지닌 디저트조차, 지금은 더 이상 일상적인 즐거움이 아닌 과거의 기억처럼 여겨지는 현실입니다.

    대추야자(Dates)와 꿀 기반 '타말(Tamal)' 아이스크림: 전통 단맛의 재정의

    수단에서는 나일강 유역을 중심으로 풍성한 대추야자가 자랍니다 이 대추야자에 수단산 천연 꿀을 더하고, 우유 혹은 요구르트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타말' 아이스크림입니다

     

    여기에 피스타치오나 아몬드를 올려 풍성한 식감까지 더한 이 디저트는, 자연이 준 단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기입니다

     

    타말 아이스크림은 특히 라마단 기간에 많이 만들어지며, 수단의 전통 디저트 중에서도 건강과 영양까지 고려된 귀한 디저트로 손꼽힙니다

     

    최근에는 무설탕 버전도 인기를 끌며, 건강한 디저트로 재조명되고 있죠, 그러나 지금 수단의 현실은 매우 암울합니다

     

    전쟁과 경제 붕괴로 인해 농업 기반이 붕괴되었고, 대추야자나 꿀 같은 전통 식재료는 구하기 어려운 고급 재료가 되었습니다 많은 농가가 파괴되거나 피난을 가면서, 타말 아이스크림을 만들던 작은 가족 사업들도 중단된 상태입니다

    아이스크림 관련 사진
    구아바 아이스크림

     

    열대 과일 아이스크림: 망고와 구아바의 상큼한 유혹

    수단 남부와 나일강 지역에서는 제철마다 풍성한 망고, 구아바, 파파야가 생산됩니다 이를 활용한 아이스크림은 신선한 과일 맛을 그대로 살리며 수분감이 풍부하고 달콤합니다

     

    망고 아이스크림은 특히 진한 과즙의 농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구아바 아이스크림은 산뜻하고 은은한 향으로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현지 길거리에서는 나무 막대가 꽂힌 컵 아이스크림 형태로도 자주 팔리며, 아이들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여름 간식이었습니다. 수단의 여름은 40도 이상 오르기도 하는데, 이 시원한 과일 아이스크림은 그 무더위를 식히는 최고의 디저트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식량 위기와 물 부족, 유통 시스템 붕괴로 인해 과일 자체의 유통이 막혔고, 시장에서도 과일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한때는 가장 흔한 아이스크림 재료였던 망고와 구아바조차, 오늘날에는 귀한 사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일부 NGO 단체가 지원하는 지역 어린이 행사에서만 간혹 제공되는 정도입니다

    낙타 우유 아이스크림: 사막의 생명, 고소함의 특별함

    수단의 북부와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낙타를 키워왔고, 낙타 우유는 현지 주민들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이 낙타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등장하면서,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이 풍부한 낙타 우유는 건강 디저트를 찾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낙타 우유 아이스크림은 캐러멜, 바닐라, 심지어 민트나 향신료를 더해 다양한 맛으로 변형되기도 하며, 고급 포장으로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도 출시되었습니다

     

    수단의 몇몇 젊은 창업자들이 이 아이디어로 브랜드를 만들며 미래 산업으로 발전시켜 보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전의 여파로 낙타 방목지와 목축 기반이 붕괴되었고, 많은 목장들이 전쟁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아이스크림 생산 자체가 어려워졌고, 대부분의 유제품 가공업은 멈춘 상태입니다. 낙타 우유 아이스크림은 이제 일부 지역 NGO나 자원봉사 캠프에서나 겨우 볼 수 있는, 희귀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수단의 아이스크림은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서 전통,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을 품은 문화적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수단은 내전, 경제 붕괴, 식량난, 인도주의적 위기로 인해 대부분의 국민이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얼어붙은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기억할 수 있는 과거의 단맛이며, 언젠가는 수단의 평화와 안정 속에서 다시 거리 곳곳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 모습이 돌아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반응형